기사 작성일 : 2017. 05. 30.
최근 청소년의 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청소년의 ‘가면우울증’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울증의 전형적인 모습은 이유없이 기분이 가라앉거나 항상 어깨가 축 처져있고, 얼굴에 그늘이 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기 아이들은 어른들의 우울증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성인에 비해 인지, 사고, 감정 발달이 미숙하여 절망감, 허무감, 죄책감 같은 어른의 전형적인 우울한 감정보다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명 소아 우울증을 가면(mask) 속에 감추어진 ‘가면 우울증(Masked depression)’이라고 한다.
학업부진, 게임중독, 비행 등 위장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주변인 뿐만 아니라 아이 자신까지도 그 원인이 우울증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아서는 쉽게 아이의 우울한 감정을 알아내기가 힘들고 아이와의 충분한 대화 후에야 비로소 아이의 마음속 저변에 깔린 우울한 감정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근본적 원인인 우울증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을 고치려고 들면, 오히려 아이와의 관계만 악화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소년기의 가면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울증이 정신병이라는 편견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사회에서는 우울증을 정신병이라고 여기고 이를 치료하려고 병원에 가는 것을 꺼리는 풍토가 청소년 우울증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보편적인 증상인데도 이를 부끄럽게 여겨 숨기는 것은 더 위험한 만큼,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청소년을 '정신병 환자'라고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 특히 학교에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교육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더불어, 청소년에게 우울증은 쉽게 발병하기도 하지만 제때 치료를 받으면 빠르게 회복된다는 점에서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가 중요하다. 성인은 보통 우울증이 생긴 원인이 여러 가지인데다 심리상태가 복합적이어서 치료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지만,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사고 체계가 단순한 편이어서 원인을 찾기만 하면 비교적 치료가 쉽다. 심한 경우, 약물치료를 해야 하지만, 청소년의 우울증은 정신과 병원, 각 기초 지자체의 정신보건센터, 한국청소년상담원,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 전문 기관에서 상담치료를 지속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