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4차 산업혁명시대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인공지능’이 있다. 인공지능은 교육, 의료,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고유 영역인 크리에이티브 영역은 인공지능이 범접할 수 없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런데 최근 크리에이티브 영역마저 인공지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6년 4월, 세계 최초 인공지능 CD와 인간 CD의 광고 대결이 열렸다. 일본의 껌 브랜드의 이벤트로 추진된 이 대결은 같은 제품에 대한 두 광고를 공개하고, 블라인드 방식의 대국민 투표를 실시하였다. 9월에 발표된 투표 결과는 인간 CD의 승리였다. 하지만 54% vs 46%의 근소한 차이의 승리였다. 이는 향후 인공지능이 만든 광고가 우위에 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인지적 콘텐츠 플랫폼’ 알고리즘을 이용한 인공지능 광고카피 작성 시스템 ‘퍼사도’가 개발되었다. 마케터들이 사용하는 메시지, 제공되는 감정 등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광고의 발전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학계는 말한다. 이 외에도 날씨, 환경, 사람의 표정 등을 감지하는 다양한 센서가 발전함에 따라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 광고가 시범 운영되기도 하였다.
이렇게 인공지능 광고가 상용화되어감에 따라 인간 광고가 도태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광고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창의성’ 고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기존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원리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창의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간은 바로 이러한 틈새를 공략해야 하는 것이다. 뻔하지 않은 광고, 참신한 광고가 필요하다.
또한, 인공지능이 절대로 완벽하게 모방할 수 없는 인간의 특성인 ‘감성’을 공략해야 한다. 즉, ‘감성마케팅’에 주목해야 한다. 감성마케팅이란, 소비자의 정서를 자극하는 감성적 동인을 활용하여 브랜드와 고객 간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들을 동반자로 인식하고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감성이 메마른 현대 사회의 피상적인 상품 PR에서 벗어나 사람의 ‘감성’을 파고 드는 ‘전인격적’ 광고, 그것이 해답 아닐까?
인공지능 시대에서 광고는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공 지능의 지적 역량에 대항하는 창의적 인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마셜 매클루언은 “미디어가 메시지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효능을 발휘할 미디어는 인간이다. 인간이 곧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