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0 (수)

  • 맑음동두천 -2.8℃
  • 맑음강릉 -0.5℃
  • 박무서울 -1.0℃
  • 박무대전 -2.8℃
  • 박무대구 2.5℃
  • 울산 4.8℃
  • 박무광주 0.0℃
  • 구름조금부산 5.2℃
  • 맑음고창 -2.3℃
  • 구름많음제주 5.7℃
  • 맑음강화 -3.3℃
  • 흐림보은 -0.7℃
  • 맑음금산 -2.4℃
  • 맑음강진군 1.1℃
  • 맑음경주시 4.5℃
  • 맑음거제 4.4℃
기상청 제공

분류를 선택하세요

다름의 미학

다름의 미학

문경여자고등학교

 이지은

 



6년 전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나는, 이모가 선물해 주신 한 책을 읽었다. 제목은 바로 까매서 안 더워?’였다. 이 책은 다문화 가정 아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나는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그 책을 읽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다문화에 대한 생각이 많아져 그와 관련된 기사와 도서들을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특히 현재 나의 또래 친구들을 포함하여 한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부모님 혹은 그들의 국적이 단지 한국만은 아닌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직접 다문화 사회와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는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꽤나 중요한 일이었다.



이렇듯 주변을 비롯하여 점점 증가하고 있는 문화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의 문화만을 좋은 것으로 여기고 다른 문화를 배척하거나 특정 집단의 문화를 추종하는 것, 특정 문화를 미개하게 여기는 것 등 다양한 문화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다. 그래서 이러한 문화적 절대주의를 지양하고 바람직한 문화 상대주의를 인정하여 공동체의 화합과 번영을 도모하려는 태도를 취하려 전 세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난 521일 있었던 세계 문화 다양성의 날이다.


UN이 제정한 세계문화다양성 날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고양함으로 전 세계 인류가 직면한 문화의 획일화, 상업화, 종속화에 대응하고 아울러 다원적 가치를 상호 존중함으로써 민족 간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는데 기본 제정 목적이 있다. 이 날은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문화 다양성의 축제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도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고취하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슬로건을 정하고 여러 행사도 개최하는데, 올해의 슬로건은 다름에 감탄하자, 다양한 문화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고 마음속 깊이 감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세계화와 정보화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다문화 가족이 늘고 여러 문화들이 공존하게 되면서 문화 다양성 존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를 법적으로도 보호하려는 노력을 보였는데, 지난 2014년에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제정안이 52일 국회 본회의 통과하는 등 점진적이고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다양한 기관과 국가가 나서 적극적으로 문화 다양성을 증진하려는 노력을 보여도, 사회에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정작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면 문제가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부끄럽지만 그런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혼혈인 아이들을 보고 잡종이라고 놀린다거나,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을 무시하고 욕하는 등 문화 인식에 대해 굉장히 무지한 태도를 보여준다. 또한 프랑스의 한 여배우는 우리나라의 보신탕 문화에 대해 미개하고 야만적이라며 자문화 중심적인 모습을 보이며 수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이는 결국 문화 간 갈등으로 이어져 다양한 문화의 화합과 공존이 점점 더 멀어지는 계기로 작용한다.


세계 약 70억의 인구, 그 중 같은 사람은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물며 같은 부모에게서 한 날 한시에 함께 나온 쌍둥이마저, 그 중에서 일란성의 쌍둥이마저도 개개인의 특성을 가지고 각기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는데, 이렇게 커다란 세상, 이렇게 많은 인구와 수많은 문화들이 모두 동일하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없이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도 권고 사항이 아닌 당연한 것이다. 이 둥근 세상 속에서 모난 마음이 아닌, 둥근 마음으로 세계의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수용한다면 앞으로의 세계와 우리의 미래는 더욱 환해질 것이다.



미디어

더보기